[유머] 큰일 보는 중에

2024. 9. 6. 12:00▣ 경주이씨유래/자유 게시판

 

 

어느 뜨거운 여름날이었다

남자는 마루에 앉아 책을 보고 있었는데

살포시 열려있는 담장 쪽대문 너머로

한 아가씨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었다

그녀는 호박밭에 다소곳이 앉아

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

 

그녀의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고

그 모습이 마치 아침 이슬같이 생각되었다

남자는 생각했다.

 

그래! 바로 저 여자야

평생을 같이 하고 싶은 그런 여자

남자는 망설이다가 슬그머니

그녀에게 다가가서 수줍은 목소리로 말했다

 

당신의 일하는

모습을 보고 전 반해 버렸습니다

그러자 호박잎을 따고 있던 아름다운

그녀가 깜짝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

남자를 쳐다봤다

그리고는 당황스러웠는지 고개를

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

 

잠시 정적이 흐른 뒤

땅만 쳐다보던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

 

저겨...

저 지금 떵 싸는 중이거든여

다 싼 담에 말씀하실래여? ㅋㅋㅋ